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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희생수 이야기) 외다리 로봇 내전 희생수(먼저 쳐들어온 침략군 편)의 이야기... (2)
    일리다리 소설판 2017. 12. 8. 16:14

    나는 그렇게 불려져서 너무나 화가 났고 속상해했다.


    그러면서 마음 속에 파묻힌 채 그냥 어렵게 구한 개인 쪽방에 가서 쉬고 잠자고 먹고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을 모아 버스를 탈려고 했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가 다리에 장애가 있어서 중심을 잃은 채 탑승하면 진짜 위험하다며 절대로 못 탄다고 말하였다.


    아니 그럼 내가 잘못된 명령으로 전장에 계속 나가고 허벅지와 무릎 아래에 지뢰 밟혀 부상당한 나 같은 장애인들은


    아예 버스도 지하철도 아무것도 타지 말라는 것인가?


    나는 오로지 군 부대와 학교에 충성을 다해 평생토록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었을 뿐인데...


    그렇다면 다른 장애 희생수들이 막 위장 마법 의수 의족을 달고 정상인 노릇하며 결혼생활 계속하고


    온갖 것 다 누리는 희생수들은 도대체 뭐였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버스 기사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버스 기사 아저씨, 저는 어릴 적부터 상관님의 명령에 따라 부득이하게 지뢰를 밟혀 다리를 다쳤을 뿐입니다.


    제가 희생수인데 제발 좀 저에게 예의를 표해주시고 저를 들여보내주십시요. 저는 억울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버스 기사 아저씨가 호통을 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언제 희생수라서 타지 말라고 했더냐? 내가 다리가 없이 중심을 잃은 장애인이니깐 절대로 못 탄다고 얘기를 했지.."


    그래서 나는 울컥 화를 냈지만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


    "버스 기사 아저씨, 지금 날 보고 반말하는 거죠? 예의 없이 반말하는 것도 엄연히 희생수에 대한 법칙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아예 장애인이자 희생수라는 이유로 그렇게 버스에 탑승시키고 싶지 않는다면 최소한 존댓말과 예의를 지키고 '그대 다리에 중심을 잃고


    탑승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로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얘기하고 다른 곳으로 돌아가라고 정중히 얘기해야 되지 않아요?


    이거 희생수 관련 법에 위반이 되며 사라바크 지부의 일리다리 의회 법정에 올려세워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행동으로"


    그러면서 나는 자존심 상한 마음으로 울컥하여 버스를 탑승하지 못하였고 그냥 자리에서 떠나 다시 쪽방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어이 없게 그 버스 기사 아저씨는 혀를 끌끌 차며 "나보다 어린 나이 주제에 무슨 희생수 희생수 운운하며 예의를 요구할까?


    사라바크 일리다리 의회에 소송 거는데... 우리 버스 운영을 망가뜨리는 지..."


    그런데 내가 쪽방에서 밤잠을 자다가 티비를 봤는데... 어떤 뉴스를 듣게 된 것이었다.


    바로 수많은 희생수들이 워터파크를 공격하고 테러를 한다는 점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장애 상의 이유로 워터슬라이드 이용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였고 자기 희생을 모독한다는 이유였다.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할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어릴 때부터 서로 총구를 겨누고 지뢰를 매설해왔던 전우가 대부분이었다.


    바로 비상소집으로 맞서 싸웠던 상대편 상관의 수하였던 것이었다.


    아니 그렇게 '방위군'이라는 이름이 불려지면서 온갖 혜택과 권리는 다 누리면서 온갖 칭호는 다 받으면서


    그깟 워터슬라이드 탑승 허가 못해줬다고 갑자기 내 희생 무시하냐 날 쫓아내냐는 식으로 화를 내며 테러를 가하는지


    난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까지 모든 걸 다 바라지 않고 버스 탑승마저 거부당할 때 아무런 소리를 안 하고 그냥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질책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나도 권리를 온갖 누려보고 싶은 마음에 저 사람들을 모조리 테러할까 생각했지만 그로 인해 내전을 일으킬까봐 일리단님의 이름에 먹칠할까봐


    절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냥 내 인생만 살려고 했었다..


    그런데 내가 산책하던 도중 곳곳에서 싸움이 터지고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유는 '방위군'이라고 자처하는 희생수들과 '침략군'이라고 불리우는 희생수들이 패를 벌여 복지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침략군'이 복지를 타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모조리 쫓아내고 집단으로 폭행을 해왔다.


    그리고 '침략군' 출신이거나 '침략군'이라고 불리워지는 소년병 출신이 보이면 무조건 쫓아내고 사회에서 배척시킨다.


    그 '침략군'들이 '방위군'들 자신을 겨냥하고 자신의 팔다리를 다 빼앗고 인생을 망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침략군'들도 사실 군부의 잘못된 비상소집으로 군에 동원되어 상대편 '방위군'에 총부리를 겨눌 수 밖에 없었고


    평생동안 지뢰에 매설된 곳에나 총성이 계속 울리는 곳에서 총부리를 겨누고 전쟁을 벌이다 팔 다리를 잃고 인생을 평생 망쳐 살며


    만신창이가 되어야 하는 또 다른 희생수들이다.


    우리들도 한 때 '방위군'들과 같이 꽃다운 어린 나이에 학업은 커녕 계속 전장에 나가서 싸우고 서로 죽이고 방어하다 결국 어마어마한 시간을


    빼앗긴 억울한 청춘들이었다.


    '방위군'들이 우리와 같은 사람들 때문에 먼저 미사일을 폭격시키고 지뢰를 몰래 매설하고 수십발의 총구를 겨눴기 때문에


    자신의 팔다리를 절단해야 하고 지옥같은 총알 적출 수술을 받아야만 하고 수십명의 친구들을 잃어야 했다고 했지만


    그건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며 우리가 먼저 잘못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방위군' 그대들도 역시 방어라는 이유로 보복이라는 이유로 우리 군과 마을에 수천개의 지뢰를 매설하고


    더욱더 위험한 덤덤탄 총알을 발사하며 들이대며 우리의 팔다리와 허벅지에 부상을 입혀 절단 수술을 해야만 했고


    그 총알탄으로 인한 납성분 유해물질로 인해 가슴과 복부를 절개를 하도록 하게 만든 것도 역시 우리의 '침략군'들과 똑같이 행해왔고


    결국 당신들과 같이 침략을 행사하며 우리의 인생을 망쳐온 범죄자들이 아니었던가?


    제발 그러한 잘못된 피해의식과 정신적 이상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우리와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


    사르바크 일리다리 지도자들이 회의를 진행해 희생수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내전 희생수의 화합을 위한 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진짜로 잘 성공되어졌으면 좋겠다. 일리단님께서 이런 사람들 다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빨리 그러한 희생수들을 구제하고 제대로 된 보상정책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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